<고등래퍼>가 2년 만에 새 시즌으로 돌아옵니다.
사실 시즌3가 흥행 참패를 당했기 때문에 Mnet에서는 <고등래퍼3> 후속을 만들지 않고 10대라는 콘셉트만 가져가 ’10대 가수’라는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프로듀스 101> 조작 사태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무산됐고 나중에 <캡틴>이라는 오디션에서 다시 나왔습니다.
그리고 <캡틴>이 막 방영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고등래퍼4>가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먼저 <고등래퍼>가 부활한 두 가지 당위가 있습니다.
하나는 <쇼미더머니9>의 성공이고 다른 하나는 <캡틴>의 실패입니다.
물론 두 시기를 보면 내부적으로 ‘고등래퍼4’ 제작이 확정된 후일지 모릅니다.
어쨌든 시즌8까지 이어지며 사실상 수명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쇼미더머니>가 시즌9에서 기적적으로 반등하면서 힙합 예능에 대한 수요가 재확인됐습니다.
그리고 <고등래퍼>를 사실상 대체하고자 만든 <캡틴>이 시청률 0%대 중반 수준에서 실패했고, 그나마 1% 안팎에서도 기록했던 <고등래퍼> 시리즈가 낫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역대 <고등래퍼> 시리즈를 보면 시즌1과 시즌2도 사실 시청률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시즌1은 0%대를 기록하며 마지막으로 1.3%를 기록했고, 매우 흥행한 것처럼 보이는 <고등래퍼2>도 1%대를 전전하다가 마지막으로 1.5%가 나온 게 전부입니다.
<고등래퍼3>는 특이하게 1.5%로 시작해 0.9%까지 떨어지며 1.1%로 마감됐습니다.
하지만 흥망이 갈리는 부분은 시청률이 아닙니다.
사실 Mnet 프로그램은 시청률보다는 기타 지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화제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쇼미더머니9> 자체도 시청률만 보면 항상 1%대였는데 마지막에 2.1%로 겨우 2%에 턱걸이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음원은 전성기 시절 부럽지 않을 정도로 음원 차트를 폭격했습니다.
특히 ‘VVS’의 경우는 멜론 기준 <쇼미더머니> 역사상 가장 오래 1위를 유지했습니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말이죠. 물론 실시간 차트가 폐지되고 24HIT로 바뀌면서 계란을 치기 쉬워진 덕분도 있겠지만 그만큼 1위를 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도 되니까 ‘VVS’의 성과는 놀랍습니다.
더불어 흥행 척도인 광고시장에서도 ‘쇼미더머니9’의 성공세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승자 릴보이와 준우승자 매쉬베놈, 4위 스윙스에 준결승 진출자 원슈타인 등은 프로그램이 끝난 뒤 다양한 광고에 등장했습니다.
매쉬베놈은 알바천국, 인텔 등의 광고에 단독으로 출연했고 릴보이는 무려 삼성전자 갤럭시S21의 광고 모델이 됐습니다.
‘고등래퍼’도 시즌3까지 진행하며 흔치 않은 흥행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시즌2가 그렇습니다.
특히 김하온의 경우 예능 프로그램 고정석을 차지하기도 했고, 역시 광고도 찍었습니다.
시즌2는 아웃풋도 화려해요. 우승자 김하온은 하이어뮤직으로, 준우승자 이로한은 VMC로, 4위 윤진영은 앰비션뮤직으로, 5위 조원우는 하이라이트 레코즈로 이미 소속사가 있던 이병재를 제외한 결승 진출자 전원이 큰 레이어로 입단했습니다.
하지만 시즌3가 문제입니다.
결승에 진출한 6명 중에서는 큰 레이블로 들어간 래퍼는 없습니다.
오히려 일찍 탈락한 릴타치가 스윙스 사단 위자프락에 들어가면서 이마저도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우승자였던 이영지조차 우승 후 한동안 어디서도 볼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SNS를 통해 사실상 스스로의 힘으로 인기를 얻었고, 이후 Mnet의 <굿걸>이나 유튜브를 통해 재조명을 받으며 확실히 방송계에서 주목을 받은 후 <런닝맨>, <놀면 뭐하니?> 등 대형 인기 예능에도 출연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물론 여기까지 온 것에는 <고등래퍼3> 우승이라는 타이틀도 유효했겠지만 본인의 역량이 선행된 겁니다.
시즌4가 재개된 데는 이영지의 성공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양홍원이나 김하온처럼 <고등래퍼> 자체가 나왔다고 보기에는 애매하지만 어쨌든 나왔기 때문에 <고등래퍼3> 아웃풋입니다.
역대 <고등래퍼> 우승자들이 모두 성공을 거둔 셈이니 <고등래퍼4> 우승자 타이틀의 가치는 저장된 것입니다.
사실 <쇼미더머니>와 달리 <고등래퍼>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쇼미더머니>는 네임드래퍼들도 자유롭게 출연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오디션에 비해 높은 관심 속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등래퍼>는 사실상 무명의 미성년자 래퍼들이 출연합니다.
초반부터 주목을 받기가 어려워요. 그나마 이번 시즌이 조금 주목받는 것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어린 나이 중에서는 비교적 빅네임인 디악이나 빅나티, 조우찬 등이 출연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중 한 명이 실제로 출연한다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에 비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하이어뮤직 트레이드엘도 이미 출연이 확정됐고 예고편에서도 등장합니다.
초반 주목을 받는 게 중요한 게 드라마에 비해서는 좀 적지만 예능도 첫 번째 이야기가 중요합니다.
지난 1회에서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앞으로가 험난합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오디션이 인지도가 높은 인물을 반드시 포함시켜 이른바 아그로 끄는 작업이 빈번한 겁니다.
물론 참가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멘토(심사위원)도 있습니다.
<고등래퍼>가 처음 나왔을 때는 <쇼미더머니>의 하위 버전 정도로 보였는데, <고등래퍼2>가 성공하면서 한동안 <쇼미더머니>와 위상이 비슷해지고 멘토진의 수준이 <쇼미더머니> 프로듀서급으로 격상되었습니다.
<고등래퍼3>만 봐도 더콰이어트, 코드쿤스트, 기리보이 등 <쇼미더머니> 프로듀서로도 상급 아티스트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시즌4 멘토도 화려합니다.
AOMG 사이먼 도미니크와 로코, 하이어뮤직 박재범, pH-1, 우기, 앰비션뮤직 창모와 웨이체드, 데이토나 더콰이어트, 염타가 멘토로 확정됐습니다.
박재범은 하이어뮤직팀에서, 더콰이어트는 데이토나엔터테인먼트팀으로 나왔는데 사실 AOMG도 박재범이 이끄는 레이블이고 앰비션뮤직도 더콰이어트가 수장입니다.
때문에 프로그램 내에서는 4개 팀이 철저하게 각자의 팀에만 집중하지만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는 박재범과 더콰이어트의 영입 경쟁으로 흐르기도 합니다.
물론 인력이 많다는 가정하에. 어쨌든 멘토진 자체가 화려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힙합팬이나 기존의 <쇼미더머니>나 <고등래퍼> 애청자들에게 충분히 흥미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