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s 고사리 개인전 : 드는

우리는 반복되는 리듬 속에서 살고 있다.

인간에게는 호흡, 맥박, 나아가 감정에 이르기까지 신체적 정신적 리듬이 있는가 하면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따른 빛의 변화로 하루 낮과 계절의 흐름이 결정되는 자연의 주기가 있다.

태양이 15도씩 움직일 때마다 땅에 나타나는 기후변화를 15일 단위로 나눈 24절기를 통해 우리는 자연이 순환하는 구조를 체감하고 시간과 공간의 관계를 발견한다.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동지가 지나면 해가 점점 뜨는 시간이 길어진다.

몸을 감싸는 추위 때문에 겨우겨우 동안을 지났을 테지만 자연은 이미 생동하는 봄을 재촉하기 시작한다.

바로 그 지점에서 작가 고사리는 겨울의 큰 추위(대한 1/20)가 물러가고 따뜻한 봄이 되는(입춘 2/4) 계절과 기후의 흐름에 따라 변모하는 만물의 움직임에 깃든 또렷한 봄을 끄집어낸다.

해와 달, 두 개의 빛이 일정하게 움직이며 하루, 한 달, 한 해의 시간이 흐른다.

따뜻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얼어붙은 흙과 물이 녹아 생명이 태동한다.

흙에서 나고 자란 식물의 생주기를 다한 뒤 다시 흙으로 돌아와 허둥대는 동안 다음 생이 자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간다.

그중 일부는 작가의 손에 채취돼 사라지기 전의 모습을 조금 더 유예한 채 밤하늘의 별처럼 매달려 있다.

고사리는 흙과 씨름하면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간 속에 존재하는 작은 순간들을 포착해 규칙적인 변화의 큰 구조와 반복되는 그 주기(rhythm)를 드러낸 채 소외된 생명을 돌보는 실천이 농업이라는 노동 과정에 개입함으로써 흙에서 입으로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생명 순환의 리듬을 탐색하게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시적 존재의 작동이 거대한 구조를 이루는 현상 속에서 미약한 대상의 움직임이 미치는 영향을 새삼 인지하게 된다.

온난화를 실질적으로 체감했거나 코로나19판데믹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문제에 직면한 현재의 상황은 자연의 순간을 어지럽힌 작은 반항들이 쌓여 시작됐을 것이다.

이는 마치 태초의 싱가이아(집의 자연 흐름과 순환에 대립하는 인간의 행위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분노를 터뜨린 것과 같다.

작가는 작은 씨앗 하나가 땅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땅이 부드러워지기를 기다리듯, 각자의 겨울을 지나 봄이 주는 온기와 희망을 세울 시간이 깃들기를 바란다 작가 노트로라며 살갗을 스치는 찬바람이 머무는 혹한의 겨울 같은 현재의 상황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고사리는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잊음, 소외되고 방치된 사물과 공간에 가치를 부여해왔다.

오랜 세월의 빈집살이 흔적이 쌓인 내부를 비닐로 덮은 <이사> 성북동, 2018>과 마을 주변을 둘러싼 울타리 형태로 공기를 채운 비닐봉지를 쌓아올린 <우실>(소금박물관, 2020)과 같은 작품에서 고사리는 자신의 빛을 잃어가는 사물과 공간의 의미를 되찾았다.

이번 전시에서 고사리는 현실을 몰랐던 부분을 눈여겨보며 아끼는 보살핌의 마음을 전하는 방법으로, 또 만물의 법칙에는 자연이 순환하는 구조 속으로 들어가 시간과 공간, 인간과 자연 사이의 관계를 사유하는 지점을 제안한다.

작가 이력

고사리 / Gosari / 타카사리

Education 2009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2006 울산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Solo Exhibition 2020 우실, 소금박물관, 증도, 한국 2018 이사, 성북동, 서울, 한국 2017 사는 시간, PSBR, 서울, 한국

Group Exhibitions2021 2021그린 백신 대안 미술 공간 소나무, 안성, 서울 2021 Korean Eye 2020 Creativity and Daydream, 롯데 월드 쇼핑몰, 서울, 한국 2021고원 정자 프로젝트 vol.1, 공원, 서울, 한국 2020완성한 미완성, 니키 갤러리 서울 한국 2020두 산, 범일 운수 종점, 서울, 참치 살면서 세화 미술관, 서울, 한국 2019나는 내일 사라지는데요, MMCA고양 레지덴 시 스튜디오 6고양, 한국 2019, 거기에 제가 있던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 서울 한국 2019인왕산 프로젝트 유서야기>, 보안 여관, 서울, 한국 2018계단 주의, 서리 갤러리 서울 한국 2018누군가의 수고, 공원, 서울, 한국 2018성 풍속 vol.1_나의,국가,Arbeit Macht Frei,탈영역우정국,서울,한국2018제주국제아트페스티벌,기억의청사진,제주시민회관,한국2018제1준비운동,인디아트홀공,서울,한국2017EardrumMotel,77레지던스,양주,한국2017다이얼로그프로젝트,일년디지털,미스관,미스관,2017다이얼로그프로젝트,미스콜

Residency programs 2021 권진규 아틀리에 레지던시, 서울, 한국 2020 <소금 같은, 예술> 국제 레지던시, 신안, 한국 2019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지던시, 고양, 한국 2017 보안여관 청년예술가 인큐베이팅 투록 4기, 서울, 한국

Award 2021 서울문화재단 코로나19 예술지원사업 2020 <소금 같은, 예술> 국제공모 수상작가 2017 서울문화재단 최초의 예술지원사업 Collection 2020 서울특별시청, 문화본부박물관과, 한국

고사리 개인전: 들어오는 봄 Gosari: S pring has come

전시명 : 들어오는 봄 Spring has come 전시기간 : 2022년 1월 25일 (화) – 2월 26일 (토) 일,월요일 및 공휴일 휴관 전시장 : CRCollective 시어콜렉티브 http://cr-collective.co.kr.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20 일심빌딩 2층 오프닝 리셉션의 전시장 : CRCollective 시어콜렉티브 19 http://cr-collective.co.kr.문의 02 ) 333 0022 / 010 9525 5087 http : // cr collective.co.kr/

많은 관람 부탁드리고요.